비케디(BKD)의 베트남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Hanoi)
지난 포스트에서는 내가 왜 베트남에서의 거주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짧게나마 써보았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내가 2016년 7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약 6개월 동안 거주했던 '하노이'라는 도시에 대해서 소개해볼까 한다.
하노이(Hanoi)는 현재 베트남의 수도로 베트남 북부에 위치하고 있다. 하노이와 더불어 우리에게 흔히 알려져있는 '호찌민시티(HCMC, 과거에는 사이공으로 불렸다.)'가 베트남 최대의 도시이자 경제의 중심지라면 수도인 하노이는 북부의 대도시이자 베트남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이다. 하노이(Hanoi)라는 지명은 '하(Hà 河)'와 '노이(Nội 內)'가 결합된 것으로 말 그대로 강 안쪽을 뜻한다. 여기서 강은 베트남 북부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홍하(紅河 Red River)'를 이야기 한다. 홍하라는 큰 강을 끼고 있고 이로 인해 형성된 드넓은 델타(Delta)의 지리적 이점 때문에 하노이 근방은 베트남 역사에서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노이가 베트남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시기는 1010년부터 였다. 당시 베트남은 10세기에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여러 왕조들이 들어서고 무너지는 것을 반복하다가 1008년에 건국된 리(Lý 李) 왕조가 지배하고 있었다. 리 왕조를 개창한 리 타이또(Thái Tổ 太祖)는 1010년에 처음 하노이를 왕조의 수도로 결정한 인물이다. 이곳 하노이가 리 왕조의 수도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서 하나의 에피소드가 전해져 내려온다. 베트남의 역사서인 『대월사기전서(大越史記全書)』에 따르면 처음 타이또가 수도를 옮길 때 배를 타고 가는데 지금의 하노이 땅에서 황룡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시 하노이에는 '탕롱(Thăng Long 昇龍)'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탕(Thăng 昇)'과 '롱(Long 龍)'이라는 단어가 결합된 이 명칭은 곧 '용이 승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렇게 1010년에 처음 베트남의 수도가 되었던 탕롱은 19세기 응우옌 왕조가 건설된 이후 수도를 베트남 중부의 후에(Huế)로 옮기기 전까지 계속해서 베트남의 수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또한 1945년 응우옌 왕조가 멸망하면서 다시 베트남의 수도는 하노이로 돌아오게 되었다. 지난 2010년에는 하노이가 수도가 된 지 천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까지 했다고 하니 하노이의 역사적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의 중심지에 있는 리 타이또의 동상(2016년 7월)
이렇듯 역사가 깊은 천년고도 하노이는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임과 더불어 현재 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1945년 베트남이 독립한 이후 하노이는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북베트남의 수도가 되었고 1975년 베트남이 통일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로서 역할하고 있다. 그렇기에 하노이에는 주석궁, 국회의사당, 중앙정부 각부 건물 등의 국가기관들과 더불어 베트남과 교류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의 대사관 건물들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호찌민이 1945년 대중들 앞에서 베트남의 독립을 알리는 독립선언서를 읽었던 바딘 광장(Ba Dinh square, Quảng trường Ba Đình)을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에 국회의사당, 중앙정부 건물, 호찌민 묘를 포함하는 호찌민 유적군 등 현대 베트남의 정치와 연관된 건물과 유적들이 있다.
바딘 광장 바로 앞에 위치한 호찌민의 묘(2016년 7월)
바딘 광장과 호찌민 묘 근처에 있는 베트남 주석궁(2016년 7월). 호찌민의 전통에 따라 현재 이곳에는 주석이 상주하고 있지 않고 국빈 방문 행사 등 공식적인 국가행사 등을 위해서만 사용된다고 한다.
현재의 하노이는 이전과 달리 굉장히 큰 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도 주변 행정구역들이 하노이로 편입되면서 그 면적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우리의 서울이 조선시대의 한양 도성과 비교하여 그 면적이 몇 배나 늘어난 것과 같이 말이다. 내가 하노이에서도 살아보고 호찌민에서도 살아본 결과 호찌민이 하노이보다 더 현대화 되었고 도시화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늘 베트남에 가는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사는 건 하노이에서, 노는 건 호찌민에서!'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하노이에는 천년에 달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도 베트남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이곳을 거주지로 선택한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나가고 있는 하노이. 하노이는 그곳만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인상깊은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