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케디(BKD)의 베트남 이야기, [다섯 번째 이야기] 베트남 여행지 선택
안녕하세요? 거의 한달 넘게 게시물을 포스팅 하지 못하였어요 :( 지난 한달 동안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준비도 하지 않고 너무 대책없이 블로그를 시작한 것 같아서 어떤 컨텐츠로 블로그를 채워나가면 좋을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저의 지난 포스트들이 좀 딱딱하고 무거운 내용이라는 조언을 해주어서 방식을 조금 바꾸어볼까 해요. 문체도 대화체로 바꾸고 간단히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블로그를 채워 나가볼까 합니다. 그럼 다시 시작해볼게요!
지난 포스트에서는 베트남 여행이나 거주에서 주소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되는 베트남의 거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베트남 여행지 선택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해요. 요즘 정말 많은 한국인이 베트남 여행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 베트남을 가는 분들은 어느 여행지를 선택해야 할지 많이 고민하실 것 같아요. 물론 한국에는 다낭이 정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다낭 말고도 좋은 곳이 정말 많거든요. 다만 이 글에서는 베트남의 3대 대도시인 하노이, 다낭, 호찌민(사이공)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 기회에 다른 곳도 소개할게요!
먼저 베트남 사람들이나 베트남 연구자들은 베트남의 지역을 구분할 때 흔히 북부, 중부, 남부로 구분합니다. 이러한 구분은 베트남 역사와도 연관이 깊어요. 북부의 중심지가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이고, 중부의 중심지가 휴양지로 유명한 다낭이며, 남부의 중심지가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사이공)입니다. 이 세 도시는 각기 다른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어느 곳을 방문하느냐에 따라서 여행의 코스 또한 달라집니다.
먼저 북부의 하노이(Hanoi)를 볼까요?! 하노이는 제가 지난 번 포스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베트남의 수도이자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건설된 지 천년이 넘은 역사의 도시이기도 하고요. 제 생각에 하노이는 베트남의 '전통적' 모습과 '현대적'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도시 곳곳에 다양한 문화유적들과 역사적 장소가 산재해 있는 한편 경남 랜드마크 72, 롯데센터 등을 통해 현대적인 모습들도 볼 수 있습니다. 하노이라는 도시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는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있는 지역이라서 겨울에 가면 영상 15~20도 정도 되는, 여행에 가장 알맞은 날씨를 느껴보실 수 있어요! 하노이가 속해있는 베트남 북부 지역에는 소수 민족이 살고 있는 고산지대인 싸파(Sapa),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판시판(Fan Si Pan), 우리나라의 인천과 같이 수도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하이퐁(Hai Phong) 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한 역사의 도시인 닌빈(Ninh Binh),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인 하롱베이(Ha Long bay), 하롱베이의 축소판인 란하베이(Lan Ha bay)와 깟바(Cat Ba) 섬 등이 있습니다. 특히 닌빈에 있는 짱안(Trang An)이라는 곳은 제가 베트남에서 가본 곳 중에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2016년 12월에 제가 갔을 때는 영화 '킹콩 2'의 촬영지로 대대적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 북부는 역사적으로 줄곧 베트남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하이퐁으로 가는 비행편이 생겨 하이퐁으로 가서 하롱베이를 둘러보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하노이를 가보신 분이라면 그런 여행경로를 추천드리지만 그게 아니라면 일정을 넉넉히 잡아 하노이로 가셔서 그곳에서 하롱베이를 가시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닌빈의 짱안(2016년 12월).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쪽배를 타고 2시간 동안 8개의 동굴을 지나고 여러 자연경관을 구경한다.
다음으로 베트남 중부는 최근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핫한 도시인 다낭(Da Nang)이 있는 곳입니다! 다낭은 베트남이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거치면서 베트남의 주요항구로 자리잡게 되었는데요. 19세기 등장한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조인 응우옌(Nguyen) 왕조의 수도가 후에(Hue)였다는 점도 다낭이 성장하는 데 있어 영향을 주었을 거에요. 다낭은 세계 6대 해변 중의 하나인 미케 비치(My Khe beach)가 있어 휴양지로 정말 유명해졌죠. 제가 2016년 11월 다낭과 호이안(Hoi An)을 방문하였을 때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향하는 해변가에 수많은 리조트가 있는 것을 보고 그 명성을 실감하였어요. 사실 제가 다낭에 대해서는 하노이나 호찌민에 비해 아는 것이 적어요. 하노이에서는 6개월 동안, 호찌민에서는 3개월 동안 살았던 반면에 다낭에는 3번 정도 가본 것이 전부였거든요. 다만 제가 다낭에 갔을 때 다낭이 휴양지로서 굉장히 멋진 곳이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어요. 다낭이 있는 중부에는 응우옌 왕조의 수도이자 지금도 황궁, 황릉 등 수많은 세계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고도 후에(Hue), 16세기와 17세기에 국제 무역항으로 큰 명성을 누렸던 호이안(Hoi An), 베트남 분단 시절 비무장 지대가 있었던 동하(Dong Ha), 베트남 중부가 참파의 땅이던 시절 참족의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미썬(My Son) 등이 있습니다. 즉 이곳 중부는 베트남, 참파의 문명이 공존하는 곳임과 동시에 항구 도시의 영향으로 중국적, 일본적 모습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요즘 많은 한국인들이 다낭과 호이안을 패키지로 묶어 여행을 가고 있는데요. 시간이 된다면 일정을 조금 여유롭게 잡아 근처의 미썬이나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 등도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다낭에서 호이안은 차로 40분, 미썬은 호이안에서 차로 40분, 후에는 다낭에서 차로 3시간)
응우옌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 황궁의 정문인 오문(2016년 7월). 중국의 자금성을 본따 만든 후에 황궁은 응우옌 왕조의 역사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호이안의 중국인 거주지와 일본인 거주지를 구별하던 다리인 내원교(2016년 11월). 내원교는 베트남 화폐 2만 동짜리의 뒷면에 그려져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베트남 남부는 베트남 최대 도시이자 경제의 중심지인 호찌민(Ho Chi Minh, 일명 사이공 Saigon) 시가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본래부터 베트남의 영토가 아니였고 캄보디아의 영토였는데요. 17~18세기 베트남의 남진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던 시기 베트남의 영토로 편입된 지역입니다. 호찌민은 다른 베트남 도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요. 이곳은 사이공 강을 끼고 성장하였는데 그야말로 번화한 대도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호찌민은 프랑스 직할령인 코친차이나(Cochinchina)의 중심지였고 남북 분단 시절 남베트남의 수도였습니다. 이미 응우옌 왕조 시절부터 남부 베트남의 중심지였던 호찌민은 기존의 중심지이자 지금은 차이나타운과 같은 쩌런(Cho Lon) 지역과 새롭게 중심지로 성장한 벤응에(Ben Nghe) 지역이 더해지면서 점차 성장해왔습니다. 현재의 호찌민에는 프랑스 식민시절의 다양한 건축물들과 현대 베트남의 번영을 보여주는 마천루들이 들어서있습니다. 도시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으신 분은 이곳 호찌민으로 여행을 떠나시면 될 것 같아요. 호찌민의 날씨는 북부의 하노이와 달리 1년 내내 여름 날씨로 비가 오지 않는 건기와 비가 오는 우기로만 나누어져 있습니다. 호찌민이 속한 베트남 남부에는 메콩(Mekong) 강변에 위치한 도시인 미토(My Tho), 남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껀터(Can Tho), 크메르 문명이 공존하는 짜빈(Tra Vinh), 캄보디아에 인접한 국경도시인 쩌우독(Trau Doc)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인도차이나의 젖줄이라고 불리는 메콩 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버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을 마지막으로 하여 바다로 빠져 나가는데요. 이곳 메콩 강은 남부 베트남인들에게 풍족한 자원을 제공해주는 원천이기도 합니다. 호찌민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호찌민에만 머물러 있으면 조금 따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메콩 강 투어도 함께 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호찌민 시의 야경(2017년 5월). 가장 왼쪽에 보이는 높은 빌딩이 호찌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비텍스코 타워(Bitexco tower)이다.
호찌민에 있는 통일궁(2017년 3월). 이곳은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 인도차이나 총독의 관저가 있었던 곳으로 독립 이후 남북 베트남 분단 시절 남베트남의 대통령 관저로 새로 건설되어 사용되었다.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 군대의 전차가 이곳의 담을 부수고 돌입함으로서 남베트남의 종말을 고했다.
이상으로 북부, 중부, 남부의 대도시인 하노이, 다낭, 호찌민을 중심으로 각 지역의 여행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베트남스럽고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하노이를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고, 힐링과 휴양을 원하시는 분들은 다낭을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도시를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은 호찌민을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각각의 도시를 방문하여도 그 도시가 속한 북부, 중부, 남부의 여러 곳을 방문하실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여행 스타일과 취향에 따라서 목적지를 선택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